내가 이광수를 처음으로 알게된때는 아마도 국민학교 시절이었을 것이다.
그 당시 광복절 특집으로 이광수의 일대기를 드라마로 꾸며서 방송을 해주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인상 깊은 장면이 하나 있었다. 그 장면은 바로 이것이다.
하얀 한복을 입고 안경을 낀 이광수가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갑자기 등불이 흔들리며 칼을 든 검은 복면의 사나이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복면의 사나이는 말한다. “민족의 배신자!! 내가 민족의 이름으로 너를 처단하겠다.” 그러나 이광수는 미동도 하지 않고 책에만 열중한다. 검은 복면의 사나이는 당황하며 칼을 이광수의 얼굴에 들이대며 큰 목소리로 말한다. “너는 어째서 살려 달라고 하지 않는 거냐” 그러자 이광수는 담담히 말한다. “나는 친일 행위를 하지 않았다. 전부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일한 것이다.”
검은 복면의 사나이는 화가 나서 외친다. “너 자신이 스스로 일본을 위해 일하라고 책을 쓰고 강연을 하였으면서도 어떻게 친일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냐” 이광수는 사나이는 관심 없다는 듯이 계속 책을 읽으며 한마디 한다. “내가 하는 일은 모두 조국을 위한 일이다. 나는 추호도 친일 행위를 한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죽을 수 없다.” 사나이는 화가 나는지 칼을 집어 던지며 한마디 외치고는 문 밖으로 사라진다. “미친놈!! 너 같은 미친놈에게는 나의 칼이 아깝다.”
나는 이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면서 상당히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왜 민족을 위해 일하는 사람을 괴한이 죽이러 왔을까 왜 민족을 위해 일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일본을 위해 일하라고 외치는가 나는 이 점이 궁금했었다. 지금은 그 시절로부터 십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나는 지금 옛날의 궁금중을 풀어보려 한다. 이광수가 친일 행위를 했는지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