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할 물건들의 목록을 작성하지 않고 가게에 가면 도대체 무엇을 사야 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설교도 마찬가지이다. 준비가 충분치 않으면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할지 알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나는 3×5인치 카드를 책상에 붙여 놓고는 설교 준비와 관련된 질문들을 이 카드에 적어 놓는다. 우선 설교에 쓰일 성경 구절들을 결정하고 나서 잠시 느긋하게 쉬면서 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나서 첫 번째 질문부터 시작한다. 내가 설교를 준비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어 보는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1. 구체적으로 설교하라
1)이 설교는 한마디로 무엇에 대해 말하고 있는가
누군가가 화요일에 와서 “이번 주일에 무슨 설교를 하실 것입니까” 라고 물으면 명확한 문장 하나로 답할 수 있어야만 한다. 설교의 주제는 본문의 대의와 비슷하게 잡힐 것이다. 그러나 본문 말씀보다는 시대 상황에 보다 벗어나지 않는 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에 누가복음 11장을 본문으로 주기도문에 대한 설교를 한 적이 있다. 본문의 요지는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의 풍성한 기도 생활의 비결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설교의 내용은 “기도는 우리의 영적인 건전지를 충전시켜 준다”는 것이었다.
2)이 설교의 신학적 범주는 어떠한가
신학적으로 신뢰할 만한 설교를 하고 있는가 다소 신학적이지 않은 설교를 준비하고 있다면, 그 설교에 함축된 신학적 전제는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나는 시편 15편에 나타난 경건한 사람의 특징을 본문으로 ‘아버지의 날’ 설교를 한 적이 있다. 그 설교는 성경적인 설교였지만, 특별히 신학적인 설교는 아니었다. 굳이 신학적으로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대체로 그 설교는 구원을 받은 우리의 존재론적 본성의 한 예를 보여 주는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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