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김동리의 소설 ‘무녀도’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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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김동리의 소설 ‘무녀도’를 읽고
김동리의 소설 ‘무녀도’를 읽고

「무녀도」는 동리 문학의 대표작으로서 우리의 전통적인 토속신앙인 무속의 세계가 변화의 충격 앞에서 스러져가는 과정을 비장미 있게 형상화한 작품이다. 시대적 배경은 20세기 초 개화기로 보여 진다. 그 시기에는 서구문물들의 거센 유입과정에서 우리 민족의 무형적인 전통 및 정신적 사상에 도전이 되는 사상과 종교가 널리 유포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래서 그러한 상황에서 파생한 갈등으로 인해 실제로 수많은 사건·사고가 당시에 빈번했다고 하는데 바로 이 소설의 제재가 그것이다.
나는 소설을 읽으면서 장소의 묘사가 중요한 것을 상징하는 것 같아서 이를 중점적으로 보았고 토착종교와 기독교의 전파의 갈등 양상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소설 초반에 무당인 모화와 그의 벙어리 딸 낭이가 살고 있는 집과 그 주변의 장소를 괴기스러운 장소로 묘사한다.

「……그녀가 살고 있는 집은 마을의 어느 여염집과도 딴판이었다. 그것은 한 머리 찌그러져 가는 묵은 기와집으로, 지붕 위에는 기와버섯이 퍼렇게 뻗어 올라 역한 흙냄새를 풍기고 집 주위는 앙상한 돌담이 군데군데 헐린 채 옛성처럼 꼬불꼬불 에워싸고 있었다. 이 돌담이 에워싼 안의 공지같이 넓은 마당에는 수채가 막힌 채, 빗물이 괴는 대로 일 년내 시퍼런 물이끼가 뒤덮여, 늘쟁이, 명아주, 강아지풀, 그리고 이름도 모를 여러 가지 잡풀들이 사람의 키도 묻힐 만큼 거멓게 엉키어 있었다. 그 아래로 뱀같이 길게 늘어진 지렁이와 두꺼비같이 늙은 개구리들이 구물거리고 움칠거리며, 항시 밤이 들기만 기다릴 뿐으로, 이미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에 벌써 사람의 자취와는 인연이 끊어진 도깨비굴 같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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