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액자 소설로 작중 화자인 '나'가 할아버지로부터 무녀도에 얽힌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 이야기를 다시 독자에게 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것은 '-이라 한다'라는 글귀가 자주 사용된 것이나, 끝 부분에 '내가 할아버지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등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 작품은 내부 이야기만으로도 훌륭한 소설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에 '내부 이야기'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 줌으로써, 독자에게 이야기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흥미를 갖게 한다. 이것이 액자 소설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한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 전래적 샤머니즘의 문화와 외래적 기독교 문화 사이에 잠재하는 갈등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어 낸 작품이다. 즉 기독교로 대표되는 외래 문화와 무속으로 대표되는 토속 신앙 간의 대립을 기본 축으로 하여 결국은 토속 신앙이 패배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욱이의 죽음은 교회의 설립이라는 미래 제시적인 죽음이며 상대적으로 모화의 죽음은 외래 신앙인 기독교 사상이 퇴조할 수밖에 없다는 시대 조류를 나타내는 비극적 죽음이다. 한쪽은 승리의 죽음이요, 한쪽은 패배의 죽음이다.
한편 이 작품은 탐미주의적 에로티시즘이 깔려있다. 모화의 장단에 맞추어 저고리와 치마를 벗고 나체춤을 추는 낭이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는 작가가 샤머니즘의 세계를 미화하기 위하여 사용한 효과적인 무기로 보여진다.
'무녀도'는 원래 <중앙>에 발표된 이래 1947년 판 단편집 「무녀도」에서, 1967년 판 「김동리 대표작 선집」에서 각각 개작(改作)되었고 1978년 장편 '을화'로 완전 개작되었다. 원작 '무녀도'에서는 욱이는 살인범이며 기독교도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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