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우만큼 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세계를 작품을 통하여 보여주고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세계에 몰입해 들어가게 하는 작가도 드물 것이다. 새로운 언어 창조의 가능성을 말한 『황금충』, 현실과 상상의 결합을 보여준 유일한 장편 『아서 고든핌의 이야기』, 철학적 평론 『유리카』, 읽는 그대로 음악이 되는 『갈가마귀』 등 그가 가지고 있는 세계의 다양함은 참으로 놀라울 뿐이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어느 작품이든 읽고 있는 독자가 얻는 미적 체험이야말로 그 작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금석이 된다고 포우는 말했다. 그는 자신만의 효과론을 가지고 있었는데 ⑴ 특정한 효과를 먼저 설정해 놓고 효과의 강화에 이바지할 수 없는 단어는 절대 한 단어도 쓰지 않는다. ⑵ 미적 체험을 가장 강하게 할 수 있는 조건으로서 양의 개념 도입 ⑶ 벽돌 한 장만 잘못 놓여도 건물 자체가 무너지는 필연적 인과 관계의 모습을 띤 구성의 통일, 등이 그것이다. 그의 많은 작품 중에서 『윌리엄 윌슨』과 『군중의 사람』을 나는 포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의 내면을 탐색한 한 편의 통일된 작품으로 읽었다.
윌리엄 윌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