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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심하지만 뇌는 비웃는다
내 안에는 두 개의 ‘나’가 있다.
‘합리적’ 나와 ‘비합리적’ 나가 그들이다. 이 상반된 모습은 뇌의 활동을 통해 드러난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의 뇌가 하는 생각은 항상 합리적일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는 내가 하는 생각과 행동이 비합리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면 쉽게 느낄 수 있다. 특별히 감정이 격한 상태가 아니라면, 거의 언제나 자신의 선택은 그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어 그렇게 하는 것으로 간주된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우리의 착각이고 환상이다. 뇌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뇌는 잘 만들어진 컴퓨터 같은 존재가 아니다. 뇌에 대한 환상은 자신에 대한 환상이고 나아가 인간에 대한 환상으로 확장된다. 그 환상의 핵심은 완벽한 합리성이다.
이 책의 내용 자체도 재미있지만,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어 있다는 것이 의외다. 심리학이나 인지과학 아니면 뇌과학에 속하거나 대중 과학서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데 말이다. 게다가 이 책에는 기존의 자기계발서 내용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남겨 있다. 저자 스스로 이 책을 기존의 황당무계한(?) 자기계발서를 대신하여 과학적 증거에 바탕을 둔 대안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 데이비드 디살보가 저명한 과학 칼럼니스트라는 점에서 과학적 증거를 강조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자기계발서의 내용에 대한 저자의 비판이 타당한 면도 많이 있지만, 모두 싸잡아 비과학적이라고 도매금으로 비판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므로 자기계발서 논쟁은 여기서 그치고 책의 내용으로 돌아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