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포화에 이즈러진
토룬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케 한다.
길은 한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日光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연기 내어뿜으며
새로 두시의 급행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나무의 연골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내인 채
한가닥 구부러진 철책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우에 세로팡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올로 황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 저쪽에
고독한 반원을 긋고 잠기어 간다.
이 시는 김광균의 대표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우수한 모더니스트이며 회화적 의미를 잘 구사했던 기교파 시인이며, 도회인의 비애를 즐겨 노래했던 시인이다.
첫 행에서는 낙엽=지폐의 의식은 상실, 소멸, 죽음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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