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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획일적인 사고에 익숙한 듯 보인다. 자신과 다른 생각, 조직과 다른 생각, 다른 관점의 생각들을 인정하기 어려워한다. 그래서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도 튀고 싶어 안달 난 사람처럼 취급되어 왕따 당하기 쉽다. 비록 적지 않은 사람들이, 21세기의 생존 방식은 다르게 생각하는 데 있다느니, 학제적 연구가 중요하다느니, 통섭적 접근이 필요하다느니 외치고 있어도 말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이 책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획일적 사고를 치유하고, 사물을 더 깊이 이해하고 경계를 넘어 사고할 줄 아는 시각을 키우는데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왜냐하면 크로스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공동 저자인 미학자 진중권과 과학자 정재승이 하나의 사물이나 현상을 놓고 각각 미학과 과학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음을 22개의 키워드를 통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 략>
끝으로 공동 저자 두 사람이 서로 상대에 대해 각각 미학적, 과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으로 글을 마친다. 정재승은 진중권을 거울신경세포가 발달한 두정엽형 인간이라기보다는 추상적 사고가 발달한 전전두엽형 인간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논리와 풍자라는 검으로 권력 모리배들과 전투를 벌이는 것을 게임처럼 즐기고 대중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을 한다는 의미에서 정재승의 눈에 진중권은 ‘키보드 워리어’다. 우리 편 철학과 패거리 사고에 휩쓸리지 않고 우리 진영에라도 입바른 소리는 하며 객관적 태도를 잃지 않는 것이 진중권의 장점이다.
진중권은 정재승을 우리 사회에서 보기 힘든 통섭형 인간으로 설명한다. 과학, 예술, 인문학의 세 분야를 자유로이 횡단하면서 과학의 눈으로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