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랑 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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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인 연구 - 김영랑(金永郞 1903~1950)

2. 첫 번째 시 연구 - 모란이 피기까지는

3. 두 번째 시 연구 -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같이 (1930년대)

4. 세 번째 시 연구- 독을 차고

5. 김영랑론

6. 순수시

<참고문헌>
영랑 생가 답사기

영랑생가는 동산 중턱 양지바른 쪽 읍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터에 본채와 사랑채가 널찍이 자리잡고 있다. 화단에는 방문객을 위함인지 그를 기리기 위함인지 모란꽃을 가득 심어 놓아 그 작위적 발상이 가상스러운데, 한쪽에는 1988년에 세운 영랑시비가 육중하고 촌스러운 자태로 이집의 운치를 다 망쳐 놓았다. 오직 볼 만한 것은 뒷담 쪽으로 빽빽이 들어선 대밭의 싱그러움과 해묵은 고목이 된 동백나무 여남은 그루가 있어 아리땁고 그윽한 남도의 정취를 보여 주고 있음이다. 그러께는 이 집을 지방문화재 89호 지정하여 사랑채를 초가로 올려 복원해 놓았는데 나는 이 영랑생가 초가 사랑채 툇마루에 앉아 아침 햇살을 받으면서 나에게 있어서 영랑은 누구인가를 한번쯤 생각해 보았다.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시 중략)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우에"같은 영랑의 시를 생각하면 나는 1930년대 식민지 현실 속에 만연한 인간적 상실과 좌절을 뼛속까지 느끼게 된다. 영랑의 시가 향토적 서정과 민족적 운율을 동반한 영롱한 서정시라는 것은 문학사가들의 해설이 없어도 알겠고, 또 실수 없이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서정의 발현이라는 것이 이렇게 파리하고 맥빠질 수 있겠는가?

<중 략>

그런데 이 황홀한 순간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모란이 한번 흐드러지게 피어 그 찬란한 빛을 불태웠다가 천지에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것처럼 지상의 모든 아름다움이란 얼마나 쉽게 소멸하는지 모른다. 자연의 순결성도 현실 세계의 혼탁함 때문에 그 모습을 확연히 드러내지 않으며, 자연의 황홀한 아름다움 또한 자취 없이 사라지고 마는 것이라면 영랑의 자연 인식은 비극적인 모습을 띨 수밖에 없다. 그 비극성이 그의 심혼을 긴장시키고 그의 서정시를 가능케 한 요인이었을 것이다.

예컨대 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은 모란이 사라져 버리고 자신의 마음에 비탄과 상실의 감정이 남는 과정을 자세히 묘사해 놓았다. `뚝뚝`이라는 시어를 통해 모란이 무정히 사라져 버리는 정경을 소리로 나타내는가 하면, `떨어져 누운 꽃잎마져 시들어버리고`라는 시행을 통해 처절한 상실의 순간과 상실 뒤에 오는 형언할 수 없는 비탄의 정서를 표현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삼백예순 날을 계속 울고 지낸다는 과정적 표현을 배치하여 그리움의 정도가 대단하다는 사실을 드러내고자 했다.
김영랑, 독을 차고, 모란이 피기까지는,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현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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