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박인원이 회색 파라솔을 한편으로 기울이면서 석순옥에게 정말 안빈 박사의 병원에 갈 것이냐고 묻자 진한 옥색 파라솔을 기울 이면서 그렇다고 대답을 한다.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교원 생활을 하던 석순옥은 의사인 안빈을 사모한다. 그녀는 안빈의 문학작 품을 읽고 그 속에 담겨 있는 기독교와 불교 사상에 감명을 받는다. 그녀는 스스로 안빈의 병원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사 정을 알게된 순옥의 친구 인원은 순옥의 순수한 마음을 오해하고 처자식이 있는 남자를 유혹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하면서 순옥의 그러한 생각에 적극 반대한다. 그러나 순옥은 결국 교직을 그만두고 안빈의 병원에 찾아가 그의 승낙을 얻어낸다.
안빈은 아내인 옥남의 허락을 받고 순옥을 간호부로 채용한다. 그러나 그뿐, 그는 결코 순옥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는 않는 다. 한편, 순옥은 안빈의 박사학위 실험에 자신과 허영의 피를 가져다 준다.
안빈은 원래 일찍부터 성서와 불경을 탐독하여 그 깊은 뜻을 이해하고 예수와 석가의 사상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 이다. 그리하여 돈이 없는 사람은 무료로 치료해 준다. 그의 아내인 옥남 역시 정결한 부인으로 남편과 순옥과의 관계를 의심하 려 들지 않는다. 간혹 질투를 느끼지 않는 바도 아니지만 그러한 그녀 자신을 스스로 질책하면서 남편의 일을 성심껏 뒷바라지 한다.
안빈과 마찬가지로 순옥 역시 안빈을 이성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로지 존경하는 분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 는 심정으로 그를 돕는다. 그녀는 그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믿으며 안빈 자신도 순옥의 손목 한 번 잡아주지 않는 다.
한편, 순옥을 사모하던 허영이 안빈의 병원으로 찾아와서 순옥과 안빈과의 관계를 따지며 허영은 끊임없이 순옥에게 편지를 보 냈으나 순옥은 그에게 냉담했다. 순옥은 허영이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육체만을 탐하고 있다는 사 실을 알고 그와 절교를 작정하고 쌀쌀하게 대해서 쫓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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