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대학 생물학과
9102514
오경근
언제나 글을 쓴다는 것은 삶의 활력소이자 자그마한 고통이라 할 수 있다. 요 몇 년 사이에 글다운 글 하나 써 보지 못한 나에게 感想文을 써야 한다는 강요감은 지난날 수많은 感傷文을 토해 놓던 그 때를 생각나게 한다.
이 글의 부제를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읽고 라고 길게 붙여 놓았지만 그 내용이 무량수전이나 한국 미술과 어떤 관계를 갖게될런지 알 수가 없다. 수많은 생각의 연결 고리를 건너뛰어 비로소 미술이라는 개념에 근접하게는 되겠지만 본질적인 내용에 있어 感傷의 선을 뛰어넘지는 못하리라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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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봄비다.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실내에는 난로가 아직 열을 내고 있고 나는 그 옆에서 시간의 역행을 시작하려 한다. 이는 봄이라는 단어와 비라는 명사의 결합이 있기에 가능하리라.
항상 비를 볼 때마다 머릿속에는 어느 시골 한적한 호숫가나(저수지면 어떠랴) 바닷가의 회색 하늘빛 물결이 떠오르곤 한다. 백양사 계곡의 빗물 섞인 흐름과 이름 기억나지 않는 어느 절간의 풍경 소리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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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 덩그러니 책 한 권이 글쓰기를 재촉한다. 마음을 가다듬고 눈을 떠보니 어느새 책을 손에 들고 있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제목부터가 낯설다. 무량수전, 이름이야 너무나도 자주 들었지만 그 모습은 국민학교 시절 교과서나 참고서 한 구석에서 본듯 흐릿하다. 아! 예술에 대한 빈곤함이여. 목차에서부터 모르는 것 투성이다. 간혹 아는 것 하나라도 있을라치면 그곳으로 눈길을 보내지만 내용을 보면 역시나 아니올시다라고 할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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