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는 언중 속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몇 왕조가 그러했듯이 자기네 고유의 문화가 없고 글자가 없으면 보다 우월한 문화에 흡수되어 그 존재마저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역사적 사실을 통해 알고 있다. 우리 나라는 우리 고유의 언어를 사용하여 왔고 비록 대략 500년 정도의 역사밖에 가지지는 못했지만 고유의 문자도 가지고 있다. 그 문자는 곧 창제시 훈민정음이라 불리웠던 한글이다. 한글은 우리 민족 고유의 독특한 문자이다.
그러나 20세기가 들어설 때까지 한글에 대한 정확한 기원을 알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한글 기원에 대한 분명하고 구체적인 문헌 기록이 없기 때문에 제약을 받는 근거가 없어 많은 방면의 탐색이 필요하고 또 임의의 추정이 가능하여 여러 가지 기원설이 이루어 졌으며 나아가서는 허구적 조작도 가능하여 별의별 기원설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또 비록 한글 기원에 대해서 밝게 이해할 수 있는 분명하고 구체적인 문헌기록이 없다 하더라도 한글이 다른 어떤 글자와 그 성격이 아주 가까우면 성격이 가까운 글자와 쉽게 관련이 지어지며 그 관계는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것이 되어 기원 탐색의 범위가 저절로 한정된다. 기원탐색에 혼란을 가져오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한글의 성격이 다른 글자보다 특수한 데 있다. 이것이 한글 기원탐색을 더욱 갈피를 잡을 수 없게 한 것이다. 한글 기원설이 일관되지 않고 혼란스러운 마지막 원인은 한글 기원에 대해서 구체성이 없는 문헌기록이 전하여 해석이 여러 가지로 되기 때문이다. 문헌기록의 뜻이 분명하면 기원 해명에 확실한 길잡이가 될 수 있지만 그 기록의 뜻이 애매하면 오히려 그러한 기록 때문에 더 많은 짐작이 가능하며 바른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혼란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 속에서 1940년 안동에서 발견된 훈민정음해례를 통해 한글의 성격을 분명하고도 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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