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머리말
훈민정음에 대한 논의는 그동안 다양한 측면에서 이루어져왔다. 특히 훈민정음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기원설’ 김윤경, 《韓國文字及語學史》(1954)에 의하면 훈민정음의 기원설에 열한가지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古篆 기원설, 梵字 기원설, 蒙古字 기원설, 梵字와 蒙古字의 기원설, 설총 창작설, 了義 창작설, 일본 신대문자 기원설, 상형 기원설, 樂理 기원설, 二十八宿 기원설, 고대문자 기원설 등이 그것이다.
에 대한 논의는 더 다양하고 활발하게 이루어졌었는데 훈민정음 「해례본」 출현으로 훈민정음의 기본원리가 확인된 뒤로는 이 ‘기원설’에 대한 논의는 주춤하고 오히려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바탕으로 한 한글의 과학성과 독창성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정인지가 훈민정음 「해례본」서문에서
正音之作 無所祖述 而成於自然
(정음은 어떤 계통을 이어받아 만든 것이 아니라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다.)
라고 말하였듯이 한글은 그 어떤 문자로부터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음이 없이 독창적으로 창안된 문자라고 볼 수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문자가 기존에 있던 문자를 바탕으로 변형시킨 것들임을 생각할 때 한글의 독자적이면서도 과학적인 창제가 더 큰 의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통해 찾을 수 있는 한글의 제자 원리와 변별적 자질론을 바탕으로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Ⅱ.한글의 제자 원리
한글 28자의 제자 원리는 훈민정음 「해례본」 제자해에 자세하게 풀이되어 있다.
正音二十八字 各象其形而制之(정음 28자는 각각 그 모양을 본떠서 이를 만들었다.).
그러나 여기서 지적되어야 할 것은 28자가 다 따로 따로 상형의 원리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기본자로서 초성 5자와 중성 3자가 먼저 만들어진 다음에 이 기본자에 가획(加)하거나 다른 기본자와 합쳐져서 다른 글자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글의 제자원리를 말할 때는 상형의 원리와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