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의 상황에 대한 문학작품들이 종합적으로 수록되거나 연구된데에는 아 직 드물다. 시에 제한할 경우 산발적인 기록이나 개인 시집에서 찾을 수 있 는 정도인데, 6.25가 우리 민족의 비극적 체험으로 남아 있는 우리에게 이 는 시급히 정리되고 연구되어야 할 과제이다.
물론 전쟁의 현장 그 자체를 문학작품으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또 아직도 잠정적 해결 방식인 휴전협정 하에서 이에 대한 자유로운 검토가 힘든 것 도 사실이다. 그러나 6.25 동란을 전후한 시대는 우리 문학사에서 해방후 와 60년대를 잇는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우리에게 아직도 피부로 느껴 지는 체험으로 살아있으며, 앞으로도 우리 민족의 진퇴를 가늠할 명제로서 남아 있는 분단의 현장을 우리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 시대의 처절한 전쟁 체험을 중점적으로 기록한 대표적인 시집으로 李 永純의 「延禧高地」(1951), 유치환의 「步兵과 더불어」(1951), 趙靈岩의 「사 산을 넘고 血海를 건너」(1951), 張虎岡의 「銃劍賦」(1952), 金淵基의 「勇士 의 무덤」(1953), 구상의 「焦土의 詩」(1956), 그리고 조지훈의 「歷史 앞에 서」(1953) 등이 있다. 이외에 단편적인 작품을 헤아린다면 더 많은 시들을 예거할 수 있을 것이다.
6.25동란이 종료된지 30여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아직도 전쟁의 망령에 시달리고 있다. 그것은 완료시제로 망각의 저편에 사라져 버린 과거지사 가 아니다. 당대에 우리가 입었던 엄청난 물질적, 정신적 피해는 물론이지 만 일천만에 가까운 이산가족이 아직도 분단선을 경계로하여 통일의 그날 을 고대하는 기다림의 삶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