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우스트의 소개와 전설
『파우스트』는 괴테가 고전주의시기에 쓴 비극 작품으로서, 파우스트 전설을 소재로 50여 년에 걸쳐 완성하였다, 2부로 되어 있으며 전편(全篇) 1만 2111행의 대작으로 괴테 최고의 작품이다.
파우스트의 재료가 된 파우스트 전설은 16, 17세기경부터 독일에 전해져 오던 마술사의 이야기로서 민중본과 인형극 등으로 널리 민중들에게 친숙해져 있었다. 전설상의 파우스트 는 지식의 힘으로 지상의 향락을 제멋대로 추구하려는 르네상스 시대의 인간이다. 중세적인 신앙에 의하면 이러한 욕망을 일으키는 자체가 죄악이기 때문에 전설상의 파우스트는 지옥으로 떨어진다. 그는 그 당시 유럽인들의 최대의 관심사였던 내세에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고,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현세에서 욕망을 충족시켜 보겠다는 충동에 사로잡혀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는 혼자 힘으로서는 행동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메피스토라는 악마와 계약을 맺고 그를 동반하고 다니면서 그 마술의 힘으로 갖은 향락과 정욕을 누리다가 파멸한다.
이러한 전설을 사용하여 영국의 극작가 말로우(Christopher Marlow)가 『파우스트 극 (Tragical History of Doctor Faustus, 1588)』을 써, 파우스트를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의 비극으로서 동정적으로 묘사하였다. 이것이 17세기 영국의 순회극단에 의해 독일로 역수입되어 인형극 등의 형태로 독일 민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게 되었다. 이것을 소재로 문학작품을 본격적으로 써 보려고 한 사람이 레싱(Lessing)이었다. 레싱이 파우스트를 진리의 탐구자로서 구제하는 희곡을 썼다고 하나, 작품은 없어지고 그 구상만 전한다. 그의 파우스트 극은 단편이긴 하지만, 인간이 지식을 구하려는 것은 곧 신의 뜻으로서, 지식에 의해서 진리에 도달한 인간은 덕목에 안주하여 저절로 비행(非行)을 버리게 된다는 계몽주의의 이상을 고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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