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문화 예술회관에서 자주 무료 공연을 하는 것은 알았지만 가서 직접 내가 관람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문화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그런 공연이 많고 그닥 금전이 드는 것도 아니기에 그 동안 충분히 갈만 했지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저번 4월 12일에 열렸던 순천대학교 피아노학과의 피아노 협주곡 연주회는 정읍 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이루어졌다. 무료 공연이라 그런지 줄이 굉장히 길었는데 공연시간 정각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한 스테이지가 끝난 후 공연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이경호 교수님의 지휘로 이루어진 이번 공연의 두 번째 스테이지는 김한경의 concerto in c minor No.3 op.37 Allegro con brio였다. 보라색의 드레스를 입고 조금은 긴장한 듯 자리에 앉고 지휘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연주가 시작되었다. 관현악의 협연이 울려퍼지면서 조화로운 선율이 흘러 나왔다. 그 다음은 전 선율을 다시 피아노가 독주로 연주하다 관현악이 잇고 서로 주고 받으며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다시금 합쳐지며 상승했고 잠시 천천히 피아노가 구슬픈 선율을 내뱉으면 바이올린과 첼로가 위로하듯 울려 퍼졌다. 뭔가 그동안의 난 여유가 없었다는 게 새삼 가슴에 다가왔다. 공연장에 들어서기 직전과 안에 들어간 난 많이 달랐다. 귓가에 들리진 않지만 차분해진 내 숨소리처럼 내 마음도 평온해졌다. 규칙적으로 울리는 트럼펫 소리가 멋졌다. 피아노 건반위의 움직임이 현란하다 마치 끝없이 이어진 계단위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람의 말이 단지 공기의 진동에 불구함에도 큰 의미를 지니는 것처럼 악기의 소리도 말 못지 않는 큰 의미를 지니고 다가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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