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는 실존주의 철학자이다. 흔히 키에르케고르, 야스퍼스, 하이데거, 사르트르등을 실존주의자로 꼽고 있지만, 20세기의 지적 풍토에 열풍을 몰고온 유행 사조로서의 실존주의는 전적으로 사르트르의 것이다. 사르트르는 실존주의의 창시자였고, 교황이었다. 1940년대와 50년대에 실존주의는 단순히 철학이 아니라 그 시대를 지배하던 생활방식이며 사유양식이었다.
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를 강타한 실존주의는 지적 무대만이 아니라 대중의 삶 속에 깊숙이 침투해 들어갔다. 1945년 10월에 사르트르가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라는 강연을 했을 때 청중이 너무 많이 몰려 졸도하는 사람이 속출할 정도였다. 사람들은 파리의 생-제르멩-데-프레가의 지하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던 샹송가수 줄리에뜨 그레꼬의 검은 옷에서, 그리고 반항적이며 자유분방한 소녀 작가 프랑스와스 사강의 가벼운 문체에서 실존주의를 발견했다. 60년대에 구조주의의 도전을 받기까지 실존주의는 실로 20여년간 막강한 지배 사조였으며, 사르트르는 거의 교황에 맞먹는 영향력을 누렸다. 난해하기 그지없는 철학사조가 이처럼 폭발적인 대중의 인기를 누린 현상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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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과 저항
-프랑스
✡사르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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