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이효석 (1907~1942)
1928년 단편 <도시와 유령>을 《조선지광》에 발표하여 문단에 등장. 한때는 동반자 작가의 입장에서 작품활동을 했으나 그 후 예술적 가치를 추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구인회에 관계하기도 했다. 대표작 <돈>(1933), 《조선문학》, <메밀꽃 필 무렵>(1936)《조광》, <화분>, <벽공무한> 등.
이효석의 작품 세계
① 초기 - 동반자 작가 시절, 반도시적, 사회적 모순의 고발
② 후기 - 자연문학과 심미주의 세계로 지향, 에로시티즘, 세련된 언어, 풍부한 어휘, 시적 분위기 형성, 조화와 시적 정서는 산문 세계의 예술성을 승화시킴
줄거리
이 소설은 꽃으로 가득 찬 집 뜰이 먼저 나온다. 개나리가 지더니 연지꽃이 피기 시작했다. 그 봉오리가 연지보다 더 진하다. 라일락도 만발했다. 무성한 꽃 속에 파묻힌 듯한 교외의 현마의 집이다. 그 뜰에 미란이가 서 있다. 그녀는 올해 여학교를 나왔 다. 그녀는 밋밋하게 살찐 찔레순을 벗긴다. 그 모습을 언니인 세란이가 바라본다. 그녀는 아직 어린아이로만 여긴 미란이 아주 풍만한 육체를 가진 것에 새삼 놀란다. 그녀는 미란이의 손을 잡아본다.
아깝다, 이 고운 몸을 날도적한테 뺏길 생각을 하면
망령이 났나 봐.
무르녹은 봉오리가 하룻밤 비에 활짝 피어 버린다는 게 슬픈 일이란다.
아저씨가 며칠 안 오더니 실성해진 모양이지.
결국 단주가 날도적이 될 테지. 선머슴 호박이 떨어졌어.
단주와 누가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