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화에 대해서...
역사화는 말 그대로 역사와 그림이 결합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역사화에 대하여 두가지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겠다. 하나는 역사가 그림으로 들어가는 일이며, 다른 하나는 그림이 역사를 드러내는 일이다.
전자는 그림이 역사 기록을 대신하는 일을 하게된다. 즉 글을 대신하여 그림으로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방법의 역사화는 문자가 발명되기 전인 고대로부터 사진이 발명되기 전까지 주로 사용된 방법이며, 이런 경우 그림의 주제는 역사가 되어 역사화라는 이름과 함께 기록화라는 이름을 하나 더 갖게 된다. 따라서 사실의 기록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며 그림을 그리게 하는 사람들은 당시 역사를 주도하던 지배자들이었고 그림을 그리던 화가들은 왕실이나 궁정 소속의 화원들로 예술가로서라기 보다는 일종의 기능인으로서의 임무를 다했던 것이다.
후자의 경우는 그림을 통해서 숨겨진 역사의 일면을 드러내는 일이다. 여기서 역사는 단순히 소재나 주제로 그림에 담기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주체 즉, 화가의 역사관을 드러내게 된다. 따라서 어떤 주제를 그리는가, 왜 그 주제를 택했는가, 그 주제를 어떤 식으로 그리고 있는가등이 매우 중요해 진다. 이런 그림들은 '역사 주제화'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주로 근,현대기의 역사적 격변기에 주로 그려진 그림들로 화가들이 후원자들로부터 독립하여 자신만의 예술적 독자성을 획득하게 되어 화가의 개성이 많이 묻어나는 표현적인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때의 역사화는 기록화로서의 기능 보다는 화가의 역사인식을 드러내고 역사적 사건에 대하여 사람들의 감정을 일으키며 인식을 깨우치는 역할까지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