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한일관계사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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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한일관계사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고대한일관계사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이영식(인제대 사학과 교수)

이탈리아의 역사가 베네딕트 크로체는 “모든 역사는 현대사”라 하였다. 이처럼 인류의 모든 과거사는 역사를 기술하는 현재적 상황에 따라 다시 씌여 질 수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기술의 특성이 두 얼굴을 가지고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긍정적으로는 과거의 사실을 보다 객관적으로 재검토 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면서도, 부정적으로는 현실적 상황에 맞춘 역사적 사실의 왜곡이라는 가능성도 아울러 가지고 있는 것이다.
고대 한일관계사의 연구처럼 이러한 역사기술의 양면성이 두드러졌던 분야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고대한일관계사를 복원하는데 이용하고 있는 <삼국사기>나 <일본서기>와 같은 사서류의 편찬도 그러하였지만, 특히 근대에 들어 일제의 조선합병을 전후로 한 왜곡된 해석이나, 광복 이후 부터 전개되었던 남북한의 감정적 반발과 같은 것은 긍정적 측면 보다는 부정적 측면이 더 많이 작용하였던 결과였다.
과거에 일본학계는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과 ‘남선경영론(南鮮經營論)’을 내세워, 원래 일본과 조선은 같은 민족이었고 한남부를 지배하였으므로, 1910년의 합병은 같은 민족을 다시 합치는 것이며, 과거의 지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런가 하면 광복 이후의 북한과 남한학계는 이에 대한 감정적 반발로서 ‘분국론(分國論)’과 ‘백제군사령부설(百濟軍司令部說)’을 주장하였다. ‘분국론’은 삼한‧삼국의 주민들이 일본열도에 이주하여 독립된 분국을 세워 통치하였다는 주장으로 한민족의 ‘일본열도경영론(日本列島經營論)’과 같은 내용이며, ‘백제군사령부설’은 한남부의 가야지역을 통치한 것은 일본이 아니라 백제였는데, 이를 <일본서기>가 백제를 일본으로 바꾸었다는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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