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의문제와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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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의문제와기독교

효의 문제와 기독교

전통 사회는 기본적으로 은총이라는 용어가 지배하는 사회였고 그만큼 종교적인 사회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근대 이전의 사회는 근본적으로 종교적인 사회였다고 보는 것이 옳다. 사람은 자기가 일한 대가로 살지 않고 은총으로 산다고 믿었다. 자기 몫을 당당하게 찾는 일보다는 가진 것에 대한 감사가 주된 덕으로 여겨진 것은 은총의 구조 때문이었다.

1. 은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은덕이다. 마치 부모는 자기를 위해 살지 않고 자식을 위해 사는 것처럼 되어 있었다. 자식 뒷바라지가 부모의 역할 중에서 가장 큰 것이었다. 희생과 무한 책임이 부모에게 지워졌다. 한 인간의 역할은 다양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부모로서의 역할이었다.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가정이었고, 사회는 가정의 연장으로 생각했다. 모든 인간 관계의 본질이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있는 것처럼 보았다. 그리고 부모와 자식의 관계란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뒷바라지하며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었다. 자기 몫을 따지는 관계가 아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원칙적으로 정의로운 관계가 아니다. 정의란 이해 관계의 충돌이 있는 곳에서 발생하는데, 부모 자식 사이는 그런 관계일 수 없었다. 그것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지만 전통 사회에서는 그 점을 최대한으로 확대했다.
효라고 하는 이데올로기는 그처럼 희생하는 부모의 모습에 바탕을 둔 것이다. 자식을 위해 사는 부모에 대한 자식의 도리가 효다. 그리고 그러한 부모 자식의 관계를 사회로 확대해서 생각한 것이 충이다. 인간 관계의 기본을 은총의 구조로 보는 데서 생긴 현상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기를 위해 살지 않고 남을 위해 산다. 그리고 서로 남의 덕으로 산다. 남을 위해서 사는 것이 인간의 본질이므로, 자기 실현보다는 희생이 미덕이다. 남의 덕으로 살기 때문에 노력보다는 복이 많은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그런 점에서 효의 이데올로기는 단순히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규정한 것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규정하는 이데올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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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