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소피란 말은 원래 그리스어의 필로소피아(philosophia)에서 유래하며, 필로는 '사랑하다' '좋아하다'라는 뜻의 접두사이고 소피아는 '지혜'라는 뜻이며, 필로소피아는 지(知)를 사랑하는 것, 즉 '애지(愛知)의 학문'을 말한다.
철학(哲學)의 '哲'이라는 글자도 '賢' 또는 '知'와 같은 뜻이다. 이와 같이 철학이란 그 자의(字義)로 보아서도 단순히 지를 사랑한다는 것일 뿐, 그것만으로는 아직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인지 알 수 없다. 철학 이외의 학문 가운데 그 이름을 듣고 그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는 학문은 드물다. 경제학이라고 하면 경제현상에 관해서 연구하는 학문이고, 물리학이라고 하면 물리현상에 관해서 연구하는 학문이다. 경제학이나 물리학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그것이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인지 대략은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철학의 경우는 그 이름만 듣고는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은 이 학문의 대상이 결코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철학의 방법 >
대상의 측면에서 철학을 규정할 수는 없더라도 많은 철학이 한결같이 철학이라고 하는 이상, 거기에는 어떤 공통된 것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공통된 것이란 대상을 다루는 방법에 있지 않은가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철학은 그 방법에서도 결코 일정한 것이 없다. 이것 역시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많은 철학이 연구하는 대상이 각기 다른 이상 그 대상을 다루는 방법도 또한 다르다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신을 대상으로 하는 철학과 과학의 기초부여를 대상으로 하는 철학 사이에 공통된 방법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철학사상(哲學史上)의 많은 철학에서 천차만별의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