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클래식”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잔잔한 감동으로 많은 연령층으로부터 호응을 얻은 작품이다. 나는 영화 “클래식”을 보면서 이영화의 모티브가 어쩌면 현진건의 희생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마 두 작품 둘다 요즘 흔치 않은 희생적 사랑을 그려서가 이닐까 싶다.
희생화라는 현진건의 처녀작을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현진건의 다른 소설에 비해 상당히 늦게 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혈기 왕성한 20대 임을 감안하면 그 어떤 소설보다도 몸에 잘 와닫는 소설인 듯 싶다. 그리고 너무나 궁금했던 것이 K언제까지 S를 그리워하며 살았을까 하는 것이다. 아마도 ‘희생화’의 작가인 현진건 또한 젊은 시절 사랑이라는 소재가 가장 느낌이 많이 오는 소재였을 것 같다. 내가 만약 현진건 이었다면 이글을 쓸 당시 “과연 영원한 사랑이 있을까”라는 생각과 사랑은 “희생”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희생화와 같은 작품이 지금 발표된다면 대부분이 현실 가능성이 없는 신파극이라고 할 것이다. 사람하는 남자랑 헤어졌다고 그 남자만을 그리워하다 시름 시름 앓다가 죽어가는 사람이 누가 있나하고 비웃음을 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점이 바로 “희생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요즘 같이 “묻지마 바캉스”,
“인스턴트 애인”,“부킹에서 새벽까지”라는 말이 일상화된 시대에 희생화에서의 주인공 S는 우리에게 “사랑”이란 것이 이것이다하고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작가 현진건은 어쩌면 지금과 같은 시대가 올 것을 생각하고 우리에게 이런 사랑도 있다고 말하려고 한것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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