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소설은 “一夫多婦制下의 문제적 가족구성에서 기인된 가족갈등이 敍事의 중심축이 되고 있는 소설”로, 첩이나 계모의 영입에서 빚어지는 가족갈등을 주제적 관심사로 삼고 있는 一群의 작품들이 이에 포함된다.1)1) 이러한 개념규정이나 범주설정의 근거에 대해서는 다음의 글 참조.
이원수, 「가정소설 작품세계의 시대적 변모」, 경북대 박사논문, 1992. pp.8-11.
가정소설은 17세기 후반 처음 출현하였으며, 18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집중적 창작이 이루어졌다.
조선시대의 처첩갈등은 축첩제의 불합리에서 기인되는 애정다툼에 적서차별의 불합리에서 기인되는 신분다툼이 덧보태지면서 한층 복잡화․첨예화되었다. 또 早婚의 풍습과 多産의 장려는 당시의 생활수준 및 의료수준의 후진성과 결합되어 기혼 여성들의 수명 단축과 夭死 증대를 초래하였고, 그 결과 계모의 영입이 빈번해지면서 그로 인한 가족갈등도 잦아지게 되었다. 이리하여 ‘처-첩’ ‘계모-전처자식’ 갈등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는데, 이는 당시 소설 독자층의 주류였던 부녀자들의 현실적 관심사이기도 했다. 그것은 그들에게 실제 일어나고 있거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처-첩’ ‘계모-전처자식’ 갈등은 작품의 진실성과 대중성 확보에 유리하고, 또 ‘자아와 세계의 상호우위에 입각한 대결’이라는 소설의 장르적 성격에도 잘 부합되는 소재였기에 집중적 소설화가 가능했으며, 여기서 가정소설이라는 하나의 작품군이 형성되었다.
이들의 사적 전개 양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작품간의 선후가 우선 규명돼야 하는데, 대부분의 작품들이 작자나 창작시기가 밝혀져 있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단편적 典據들과 작품세계의 대비 등을 통해 드러나는 상대적 선후관계2)2) 구체적 논의는 위의 논문, pp.46-52 참조.
에 근거하여 <사씨남정기> <창선감의록> <장화홍련전>을 초기 가정소설, 그 밖의 작품들을 후기 가정소설로 크게 나누어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