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적 형식의 착안이 부진한 현재에 영화예술에서 대안의 문제를 생각한다는 것은 두가지 측면에 관련된다. 하나는 대안을 생각해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작품에 대한 세부적인 분석과 비판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그 경우에 새로운 잣대를 모색하는 지점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영화의 이데올로기 분석은 일단 구조주의에서 발전되어 온 서사이론을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 서사이론이 비역사적이고 비사회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발전되어 왔지만, 그 이후에 서사물의 내재적 분석과 그것의 사회적 혹은 이데올로기적 배경을 연관시키려는 시도 역시 병행적으로 발전되어 왔기에 이러한 착안은 가능하다.
이는 내러티브의 테크닉을 검토하는 일이다. 이중에서도 주요한 것은 시점에 관한 문제다. 왜냐하면 시점이란 서사물의 인물이나 화자가 지니는 이데올로기를 추출해내는 가장 확실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1. 초점화자와 화자
서사이론에서 일반적으로 ‘누가 보는가’의 문제는 초점화의 개념으로 그리고 ‘누가 말하는가’의 측면은 화자의 개념과 연관되어 정리된다. 이 두측면의 구별은 현재의 경향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텍스트의 이데올로기를 읽어내는 데 매우 유용한 것이기 때문에 채택한다.
물론 영화에서는 텍스트 서사물을 모델로 하여 발전된 서사이론의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이미지의 성격과 불가시 편집의 문제와 관련된다. 이는 영화에 대한 경험주의적 입장과 연관되어 있다.
합리주의적 입장에 따라 서사이론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볼 때에 앞서의 초점화자와 화자의 개념구별은 다시 채트먼에 따라 필터와 슬랜트로 이중화된다. 우선 슬랜트란 화자의 태도가 가지는 심리학적, 사회학적, 이데올로기적 분절들을 나타낸다. 화자의 태도는 이데올로기 안에 뿌리내리고 있고 따라서 화자는 다른 누구와 마찬가지로 이데올로기의 자리이다. 화자가 위치하는 공간은 담론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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