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시오노 나나미의 풍부한 상상력과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매료되며, 수천 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당시의 상황에서 서술하려는 작가의 현대적 시각은 과히 압권(壓卷)이다.
그리고 과거 화려했던 로마가 로물루스에서 카이사르 시대로 옮겨오는 동안 지중해 세계의 주도권을 쥐고서 살아온 제과정들이 현장감 있게 묘사되어 있는데, 그 속에 심취할 때면 플루타고의 『영웅전』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인간적인 모습들을 발견한다.
시오노 나나미의 위대성은 그가 일본인이면서도 객관적인(지역, 인종, 편견 등을 넘어섬)인류의 후세적 관점에서 역사의 뒷견들을 서술해 가는 것도 놀라운데, 그 작품을 15권 대작으로 엮으려는 웅대한 계획을 가진 데는 그의 문학과 역사에 대한 애착, 그리고 그의 노익장에 존경심이 절로 느껴진다.
크라수스 형제의 앞선 개혁의지 !
한니발의 외침에도 로마화의 산물인 동맹관계를 통한 단결된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가며 새로운 강함의 필요성을 느꼈던 로마인 !
그리고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의 등장으로 인한 강한 로마와 여유로운 로마의 상을 동시에 수립하는 로마인 !
다신교와 이민족의 기여도에 대하여 편견을 거부하고 그 기여도에 상응하는 논공행상을 했던 로마인 !
사회 간접자본의 확충을 통한 세계화 전략을 일찍이 수립했던 로마인 !
첫 권의 역사적 사실의 서술에서 느꼈던 약간의 어리둥절함은 2권을 펼치면서 그 세계 속에 매료되어 5권의 말미까지 한 순간도 나를 책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으며, 시오노나나미의 언어적 마술과 로마인의 현실 대응방식의 지혜 속으로 날 이끌어 갔다.
카이사르의 조급하지 않으면서 내리는 과감한 결단력 !
로물루스 시대 이후 혼미를 거듭하는 로마가 진정 강한 로마로서 지탱할 수 있는 요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었던 카이사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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