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벌체제의 문제점과 개혁 전망
1997년은 그 동안 망하지 않는다 는 한국 재벌의 신화가 무너진 해였다. 1월 한보, 3월의 삼미특수강, 4월의 진로, 5월의 대농, 한신공영, 7월의 기아에 이르기까지 주요 재벌그룹들이 부실한 경영으로 인하여 잇달아 쓰러졌던 것이다. 이는 지금껏 한국경제성장의 주역이었던 한국 재벌체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이었으며 이러한 재벌그룹의 부실은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져 결국 11월 외환위기의 주요한 배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경제위기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로 촉발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정부-재벌-금융기관의 유착과 왜곡되고 집중된 소유구조를 바탕으로 한 재벌의 부실경영이라는 구조적 문제점이 자리잡고 있었다. 특히 재벌체제는 비효율적인 기업지배구조에 기초한 방만하고 과다한 차입, 무분별한 다각화, 그리고 무리한 과잉중복투자 등으로 부실화되었고 이것이 결국 현재의 경제위기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한국 재벌의 문제점 및 이 재벌로 인한 우리 경제의 이점 등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제 1절 한국 경제위기와 재벌경영
재벌은 IMF 및 기타 다양한 연구에 의해 현재의 경제위기를 낳은 주범으로 대표적인 비판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그들이 지적하는 재벌 부실경영의 주요특징은 과잉중복투자와 무분별한 다각화, 그리고 방만한 차입경영 등으로 대체로 요약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