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 김주영. 그의 소설이 빛나기 까지....
지독스레 가난한 산골에서 태어나 탯줄을 끊고 난 그 순간부터 절박한 생존의 문제에 부딪히며 굶주림에 시달렸다. 아버지가 군청에 다녔지만 그 시절의 가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하룻밤을 자고 나면 그 날의 잠자리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김주영은 어릴 때부터 떠돌이가 되었다.
초등학교 때 학교를 파하고 나면 대개 버스 정류장 근처를 어슬렁 거렸다. 떠나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었다. 당시의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사람은 아버지요, 가장 미운 사람은 어머니 였다. 시를 쓰고 싶다는 욕구 역시 그를 밖으로 내모는 원초적 동력이었다.
결국 열여섯에 대구로 떠나 풍찬노숙을 일삼으며 대구농림고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친구집에 붙어 살며 서라벌예대에 진학하게 된다. 모두 다 공부를 핑계 삼은 탈출 이었다.
평론가 김화영은, 김주영 문학에 신발 이야기가 유난히 많이 나오는 것은 그의 떠돌이 의식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하였다. 어릴 때부터의 떠돌이 생활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뜨거운 방에서는 자지 못하고, 찬바람 도는 거실에서만 잠이 온다는 김주영이다.
대학에 진학한 김주영은 박목월, 서정주 같은 대스승들을 만나 문학에의 열정을 불태운다. 당시에 박목월은 시인을 꿈꾸던 김주영에게 시보다는 소설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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