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경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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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삼림
[발견의 영화]
중경삼림 (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기본정보: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 홍콩 | 101 분 | 개봉 1995.09.02
감독: 왕가위

101분 후, 당신은 중경삼림과 사랑에 빠진다.

어렸을 때 내 이상형은 여느 아이들과 같이 스크린 속에 등장하는 멋진 영화배우였다. 그러나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이상형이 한국배우나 헐리웃배우가 아닌 바로 중화권배우라는 점이다. 항상 금요영화, 토요명화 혹은 명절에 해주는 특집영화들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고 많이 봤던 것은 총싸움과 무술 같은 화려한 액션이 돋보이는 홍콩영화들이었다. 그렇기에 주윤발과 이연걸, 정이건, 곽부성, 금성무, 장국영 등은 나의 이상형이 되기에 충분했다. 영화의 내용과 재미를 떠나서 무조건 이러한 멋진 배우들만 나오면 거의 의무적으로 챙겨 보았고, 그중에서도 주윤발이 나오는 영웅본색은 20번도 넘게 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단 하나, 중경삼림 이라는 영화는 내가 좋아하는 양조위와 금성무가 주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이 없었다. 영화가 무척이나 정적이고 독백조로 흘러가는 형식이 많기 때문에 지루하기도 하고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해서, 금방 흥미를 잃고 중간도 못가 계속 채널을 돌리거나 티비를 꺼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서 중경삼림을 다시 보게 된 이후로는 이 영화의 진가를 알게 되었다.
간단히 말해 이 영화는 사랑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이고, 사랑은 잊기 어려우며 이별의 치유는 또 다른 사랑으로 치유된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어찌 보면 흔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중경삼림이 여느 로맨스영화들과는 다른 점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이 조금 독특하다는 것이다. 어릴 적에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흥미를 못 느꼈지만, 지금은 이런 형식 때문에 이 영화가 더 매력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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