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의 읽기 교육 연구는 어쩌면 가장 단순한 질문의 해답을 얻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어떻게 하면 학습자의 읽기 능력을 최대로 향상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과 어떻게 하면 학습자로 하여금 읽기를 생활화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일 것이다. 많은 연구자들은 읽기의 대상이 문자로 된 텍스트라는 관점에서 그 해답을 텍스트 요인에서 찾거나, 읽기가 언어 해독(解讀)의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언어적 요인에서 찾으려 시도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읽기가 단순히 텍스트를 해독하는 과정만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학습자의 읽기 능력 신장에 대한 부분적인 해답밖에 제공할 수 없다. 왜냐 하면 읽기는 독자와 텍스트 혹은 작자와의 일대일의 대응 과정이 아니라 독자와 텍스트, 그리고 독서 상황 간의 복잡한 상호 작용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실상 읽기는 초기의 연구들에서 보여 준 것과는 사뭇 다른 복잡한 심리적 과정이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글을 읽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읽기를 위한 일련의 하위 기능을 순서에 따라 습득하고, 일단 기능을 습득하게 되면 그들이 읽고자 하는 것은 자유 자재로 이해하고 조직하는 능숙한 독자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읽기는 단순하게 하위 기능들을 하나하나 습득한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복잡한 상호 작용의 유기적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읽기를 능동적인 의미 구성의 과정으로 보려는 인지 심리학자들의 견해에 따라, 읽기는 단순한 문자 해독 과정이 아닌 읽기 상황 안에서 독자와 텍스트 간의 복잡한 상호 거래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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