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음란서생>은 고금을 막론하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남성들의 색정적 상상력이다. 이 영화는 '음란'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만큼, 다분히 음란한 장면을 기대하게 하는 노골적인 제목과는 달리 남녀의 난잡한 교접 광경을 접할 수 없는 신묘불측한 걸작이다.
주인공인 조선 최고의 명문장가 윤서(한석규 분)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명문 사대부집안의 양반다운 점잖음과 체통을 온존시키면서도 '음부', '음경', '교성', '성교 체위'등의 성적인 대사를 거침없이 내뱉을 정도로 천연덕스럽다.
그래서 음란은 영상을 넘어 관객의 상상을 통해, 극중 인물들의 화통한 대사와 관객의 은밀한 욕망이 교차되는 결절점에 이르러 더욱 엉큼하고도 강렬하게 증폭되면서 절묘하게 분출된다.
영화의 대사에서처럼 '꿈꾸는 것 같은 것! 꿈에서 본 것 같은 것! 꿈에서라도 맛보고 싶은 것!'을 감행하기 위해 남성들은 능청을 떤다. 마음은 엉뚱한데 곁으로 의연하게 태연자약할 수 있는 남성들의 여유는 서로간의 내밀한 마음이 공유되는 믿음직한 공모와 난공불락의 연대를 예측할 수 있는 절대적인 공범의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가문의 숙적인 윤서와 광헌(이범수 분)이 음란 소설가와 음란 삽화가로 서(書)와 화(書)의 예술적 결합에 의기투합 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것이다.
영화의 표층에 드러나는 문관과 무관의 이질감, 양반과 상놈 간의 현격한 라
이프스타일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동일한 강도의 색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