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도덕·윤리과 수업은 대부분 교사 중심의 강의식 수업이다. 사정은 다른 교과의 수업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까지 문제해결식 탐구수업보다는 강의식 수업을 교사가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교과서가 지식 내용을 주로 나열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데에서 그 주요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한 고입선발고사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교과서의 지식 내용을 바탕으로 출제된 데에서도 또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교과서의 지식내용을 암기시키고 이해시키는 입시위주 교육의 결과, 학생들이 교과서의 내용은 잘 암기하고는 있어도 구체적인 문제 상황에서 가치판단을 내리고 실천할 수 있는 성향은 제대로 기르지 못한 게 현실이다.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도덕적인 가치판단 능력과 실천의지의 함양이라는 도덕 윤리과의 기본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그러나 2002년부터 도입할 예정으로 있는 대입무시험 전형으로 인해 이제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대입무시험 전형하에서는 대부분의 대학이 그 동안 입시위주 교육의 주 원인이 되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자격시험으로 격하시킬 예정으로 있기 때문에, 교과를 운영하는 교사에게는 상당한 자율권이 주어질 것이다. 이제 내년 고등학교 1학년생부터 윤리과 교사는 교과서의 구체적인 내용에 얽매어 강의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보다는, 윤리적 문제상황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토론식 수업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수업에 따른 평가도 교과서 내용을 얼마나 잘 암기하고 이해했는가를 알아보는 선택형 객관식 평가보다는, 수업 중에 얼마나 토론을 잘했는가, 토론한 내용과 관련하여 얼마나 논술을 잘했는가 등을 평가하는 수행평가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한 탐구수업과 논술지도를 장려하기 위해 서울대는 얼마전에 고등학교에서의 논술지도와 그 평가자료를 전형 요소로 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모든 시험을 차츰 주관식으로 바꿔나가고, 윤리를 포함한 인문계 과목은 지문을 제시하고 논증하는 논술형으로 출제하도록 하겠다고 이미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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