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보내며〔送人〕
정지상(鄭知常)
원문
비 갠 긴 둑에는 풀빛이 짙어지고 雨歇長堤草色多
남포에서 임 보내니 슬픈 노래 울린다. 送君南浦動悲歌
대동강 저 물은 어느 때나 마르겠나 大同江水何時盡
해마다 흘린 이별 눈물이 푸른 물결 보태니 別淚年年添綠波
[시어, 시구 풀이]
送人(송인) : 사람을 떠나 보냄 雨歇(우헐) : 비가 그치다 長堤(장제) : 긴 둑
草色多(초색다) : 풀빛이 짙다. ‘풀빛이 선명함’의 뜻으로 여기서 ‘多’는 ‘짙다, 푸르다, 선명하다’로 풀이됨 送君(송군) : 친구를 보냄 南浦(남포) : 대동강 하구에 진남포. 이별의 장소 動悲歌(동비가) : 슬픈 이별의 노래가 울리다 何時盡(하시진) : 어느 때 다하리(마르리)
別淚(별루) : 이별의 눈물 添綠波(첨록파) : 푸른 물결에 보태다
1구(기) : 비가 갠 뒤의 아름답고 생명력 넘치는 자연을 묘사한 부분이다. 화자의 정서 또는 상황과 대조를 이루는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화자의 비극적인 심정을 한층 더 깊게 나타내고 있다.
2구(승) : <‘지학사’ 자습서>에서는 주제의 압축적 제시가 보이는 행으로 보고 있다. 남포에서 벗을 떠나 보내니 슬픈 노래가 저절로 솟아난다는 표현이다. ‘비가(悲歌)’라는 시구는 이 시의 주제를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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