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절 발해국의 주민이 된 고구려말갈
1. 말갈기록 검토
(1). 중국사에서의 말갈
발해의 주민구성을 푸는 열쇄이자, 발해사의 가장 큰 수수께끼인 「말갈」이 역사상 처음으로 기록된 것은 《북제서》<무성제기>이며, 그것이 정식으로 외국열전에 입전되기 사작한 것은 《수서》<동이, 말갈전>부터였다. 그런데 《수서》로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말갈은 그 거주 지역이 종래 말갈의 선조로 이해하여 왔던 숙신‧읍루 보다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삼국사기》에도 그 이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삼국사기》에서의 말갈은 《북제서》이전의 B.C년간으로부터도 나오고 있지만, 이것이 곧 말갈의 원래 모습이라고는 할 수 없다. 아무래도, 《수서》등의 말갈을 본래의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진실에 가까우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우선 말갈의 선조로 알려진 숙신‧읍루‧물길 등을 살펴 보아야 한다.
숙신과 읍루에 관한 필자의 견해는 이미 밝혀져 있다. 숙신, 읍루와 같이 중국사의 입장에서 기록된 것들의 특징은 흑룡강중하류를 비롯한 동북방주민들에 대한 정보를 진대로부터 시작해 수‧당대에 가서야 비로소 비교적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이전의 기록들은 만주전역 주민들의 역사상을 보여 주는 것이라기 보다 중원중심의 단편적 지식에서 출발하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진대에 간행된 《삼국지》<동이, 읍루전> 이전의 것들은 당시 중국인들이 그들 동북방 주민들을 넓게 알고서 기록한 것이 아니라, 그들과 인접한 지역의 주민들을 기준으로 해서 기록한 것이다. 따라서 《삼국지》를 포함해서 그 이전의 기록들은 만주 일부 주민들의 생활상을 전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고, 이들에 대한 정보를 비교적 자세히 알기 시작한 것은 수‧당대가 되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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