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하고, 사회의 요구도 변하고, 사람들의 가치관도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역사와 사회 현상에 대하여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도 의문이 생기고, 별관심 없이 지내온 것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작금에는 동북공정이다, 과거사 바로 새우기다 하면서 역사의 과잉 시대에 살고 있는 듯 한 느낌이다. ‘高句麗가 中國史 내지 中國의 地方史’라고 주장하는 중국학자들의 의도적인 주장을 귀 따갑게 접하고 있다. 중국이 우리 문화재를 탐낸다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의 정사(正史)인 고구려 역사를 아예 중국사에 편입시키기 위해 대대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중국은 언젠가 닥칠 한반도 통일에 대비한 그들의 심모원려(深謀遠慮)에서 나오고 있다.
‘고구려사는 우리 역사’ 라는 점에 대해서는 너무도 당연시하였기 때문에 고구려 정체성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이에 관하여 어떻게 새롭고 설득력 있게 가르쳐야 할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따라서 그 어느 때 보다 올바른 역사의식, 역사적 판단력, 역사적 사고력이 요청되고 있다.
고구려는 남북이 함께 그리워하는 한민족의 원형이자 고향이다. 지난날의 우리나라 역사에서 우리 민족이 가장 강하였던 시기는 고구려시대였다. 중세 초기 우리 나라의 첫 봉건국가로서 동방에 떨친 정치적 위세에 있어서나 막강한 군사 경제적 위력에 있어서 당대로서는 높은 발전 수준을 이룩한 정치적 대국, 군사적 강국이었고 선진 문명국이었다.
우리의 민족정서로 여겨진 조용한 아침의 나라 '은근과 끈기'만으로는 오늘에 맞는 역사적 과업인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새로운 시대정신을 이룩해 낼 수가 없다.
고구려가 새삼 가까이 느껴지는 것은 바로 고구려 역사와 문화 속에서 오늘의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 나갈 시대정신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