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는 우주의 역사에 대한 서술이다. 여기에서 호킹은 우주의 역사를 추진시키는 원동력으로 중력을 상정하고, 우주관의 역사는 중력에 관한 인간인식의 변천과정임을 보여준다. 이는 우주를 보는 시각, 우주의 변천을 서술하는 과정에서 과학, 이론, 실험, 그리고 인간의 인식에 관한 여러 가지의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한다. 즉 과학의 발달과정에서 보이는 원리, 즉 과학발견의 원리가 무엇일까 하는 점에 대한 기술이 그것이다.
우주에 대한 형이상학적, 종교적인 서술, 그리고 상식적인 서술에서 보이는 것들은 실제 관측결과를 통해서 배제되고, 이를 설명하려는 새로운 이론 틀에 의해서 대체된다. 그러나 우주에 대한 논의는 우리가 실제로 볼 수 있는 세계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점에서 - 예컨대, 시간의 시초에 대한 서술이나 다가올 미래에 대한 예측이 그러하듯이 - 실험에 의존하지 않는다. 다만 이론이 예견하는 관찰 가능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그리고 이론의 내적인 논리적 타당성에 의해서 그것이 적실하게 제시될 수 있는지가 이론에 대한 평가의 관건이 된다.
‘시간의 역사’는 흔히 거시적 세계와 미시적 세계로 나뉘어져 설명되고 있는 인간인식을 통합시키려는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거시적 세계를 설명하려는 이론으로서의 일반 상대성 이론과 미시적 세계를 설명하려는 이론으로서의 양자역학이 그것인데, 이 둘의 통합을 통해서 우주의 네 가지 힘. 강력, 약력, 전자기력, 중력에 대한 일반이론을 만들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이론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예언에 입각해 있으며, 그것은 따라서 가능성으로만 남아있는 세계인 것이다. 그렇지만 그 가능성이라는 것은 이론적인 서술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정한 조건들을 포함한다는 의미에서 이론물리학의 중요한 발견과정으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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