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의 본명은 김정식, 집안은 부유한 편이며, 조부는 광산업에 종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소월은 반드시 행복한 환경 속에서만 자라난 것이 아니다. 그가 철도 들기 전에 아버지가 실성하였다. 병자-그것도 본정신을 잃은 실성한 환자가 있는 집안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그가 어떤 영향을 받았으리라고는 것은 쉽사리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그가 평생을 두고 풀 수 없었던 멍울진 깊은 한은 이때 이미 뿌리를 펴기 시작햇던 것일까. 어린 소월은 남산골에서 국민학교를 마쳤다. 여덟 살에 입학 하여 열 두 살에 졸업한 4년제 보통학교이다. 국민학교 시절의 소월은 총명한 소년이었다.
[남산학교 생도로서의 김정식 군의 재질은 봄비를 받은 새움처럼 눈을 뜨기 시작하였습니다. 벌써부터 어린 시인의 학과에 대한 성적은 여러 사람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소월을 익히 알 수 있는 문단의 선배이자 동향인이고 스승인 안서 김억이 <소월의 행장>을 소개한 글의 한 구절이다.
국민학교를 졸업한 소월은 상급학교에 진학을 못하고 집에서만 만 3년을 지냈다. 조부의 사업이 여의치 못했기 떄문이다. 그러므로 소월은 소년기를 온통 고향 남산골에서 보낸 것이다.
열 다섯 살 때에야 겨우 깊은 군내의 갈산면에 있는 오산학교 중학부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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