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발생한 신인본주의 사상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자유로운 자기표현과 창의력을 강조함으로써 경건주의나 스페인의 예수회 신부 그라치안(B. Gracian)의 입장에 대치되는 인간상을 제시하였다. “순수한 인간도야”란 이제 인간이 더 이상 신의 피조물이 아니며 또한 모든 선험적인 것에서 벗어나 절대적이고 자유로운 인간존재 자체로 되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인간이 어떻게 규정된 존재이며 인간과 세계 사이의 관계는 어떠한가”라는 질문에 응답하는 교육학이 요구되었다.
교육학에 있어서의 인간학적 관심은 서독이나 네덜란드에서는 1950년대부터, 일본에서는 1960년대 중반부터 급속히 발달하여 소위 “교육인간학”에 관한 수많은 소개나 연구가 이루어졌다.
교육학적 연구가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추구하면서 그 학술적 개념들을 인간학적 차원에서 살피기 이전에도 이미 인간에 관한 여러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교육에 대한 인간학적 고찰이 학술적인 체계를 지니도록 영향을 준 사상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철학적 인간학이다. 철학적 인간학은 교육학뿐만 아니라 인간과 관계하는 여러 분야의 학문이 인간학적인 깊이를 더하도록 한 장본인이었다.
현대철학의 다른 경향들과 마찬가지로 철학적 인간학도 인간의 본질에 대한 전통적인 해석이 의문시되었기 때문에 나타나게 되었다. 따라서 철학적 인간학은 근세의 관념적 경향에서 폐쇄적인 형식의 원리나 이론은 통해 인간존재를 정의하려는 태도를 거부한다. 철학적 인간학은 종래의 여러 이론이나 사상처럼 인간의 본질에 대한 하나의 정의(定義)를 신조로 내세우려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관한 이해를 끊임없이 심화시켜 나가는 방법을 새롭게 제시한다. 즉 인간에 대한 포괄적 이해를 목표로 하지만, 이 포괄적 이해가 어떤 특정한 인간관을 고정시키는 체계의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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