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모든 인간은 편협하다. 거기에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공평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린 그 어떤 것에서도 절대적인 공평함 따위는 가질 수 없다. 이건 철학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이건 음악에 대한 얘기다.
내가 네오 펑크중에서도 니르바나만이 음악을 안다고 말하는 것과 클래식 매니아가 내겐 그저 이름마저도 어려운 므스티스라프 로스트로포비치의 첼로만이 진정한 첼로라고 하는 것과는 하등의 차이도 없다.
모든 문화적 수단은 그저 기호의 문제여야 한다. 절대 높은 곳에 존재하는 음악 따위 있지도 않고 있어서도 안 된다. 문화는 그저 인간 아래에 존재하는 부산물일 뿐이다. 다 상대적인 개념의 미(美)와 추(醜)가 존재할 뿐이다.
2. 본론
나는 대체적으로 영화광이라 할 만한 인간이다. 그 중에서도 영화 자체가 한편의 뮤직 비디오인, 혹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왕가위의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의 영화 중에서도 ‘해피 투게더’란 영화는 최고의 영화였고 사운드 트랙 또한 그러하다. 그리고 거기서 그는 아스토르 피아졸라라는 탱고 뮤지션을, 아니 더 나아가 빔 벤더스가 만든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남미 음악을 전 세계에 퍼트리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내가 이 얘기를 왜 하는가 하면 며칠 전에 사촌 형이 꽁짜 티켓을 줘서 ‘파블로 지글러 퀀텟’의 공연을 보러 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