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이 한국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두가지 이념에 나뉘어 살고 있다.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이 이념에 나뉘어 무려 반세기가 넘도록 한 민족이 작은 땅을 가지고도 서로 나뉘어 살고 있다. 인간이 만든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이렇게 무서운 힘을 발휘할 줄은 몰랐다. 한편으로는 어리석음도 느낀다. 왜일까 왜 인간들이 만든 이념에 인간스스로가 얽매여 사는 것일까 얼마나 정신적인 힘이 세다는 말인가 같은 인간끼리 서로 죽이는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일으키게 하는 그 이념을 왜 추구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이 태백산맥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그런 한국의 모습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는 강대국들의 힘에 의해 이념 자체가 이질화된 것 같다. 태백산맥이 이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일제 시대가 끝나고 6․25전후를 배경으로 잡고 있는 태백산맥에서의 한국의 경제나 가치관등은 아주 과도기적 경향을 띠고 있다. 그래서 이 시대에는 경제가 극도 빈곤했던 것이다. 그런 경제적 빈곤과 이념에 대한 혼란이 공산주의 이념의 확산을 부추긴 것이다. 결국 지주와 농민사이에 이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주는 일제 시대를 벗어나지 못한 영구적 삶을 원하고 농민들은 가난 틈을 비집고 들어온 공산주의에 눈을 떠 공동 분배라는 이데올로기의 한 이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들이 정현동 그리고 최익승이다. 이들은 우리나라를 지배했던 일본인들이 광복을 맞아 돌아 갈 때 그들에게 금덩이를 주면서 환송하는 장면이나 해방을 큰 손해라고 생각하는 장면을 보면 얼마나 우익세력이 일제시대와 6․25전후의 좌익세력을 부추겼는지도 알 수 있다. 그 누구가 이런 빈곤한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지 아니할까 결국 농민 등의 좌익화를 부추긴 이들 즉 지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