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조정래는 어떠한 삶을 살아나왔기에 태백산맥이라는 소설을 쓰게 되었을까 아직은 조정래가 살아있기 때문에 많은 자료는 나와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198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라 할 수 있는 조정래에 대한 연구가 없이는 태백산맥을 연구한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태백산맥은 그의 출생지 및 그 밖의 성장과정을 상당히 많이 반영한 소설이다. 그는 전라남도 숭주군 쌍암면 선암사에서 태어났는데 이 선암사란 절은 태백산맥에도 나오는 한 배경이 되는 곳이다. 그의 아버지는 대처승이란 독특한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이었다. 즉, 그의 성장에 커다란 영향을 알게 모르게 미친 그의 아버지는 특이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의 소설은 사회적인 면을 상당히 많이 반영하려는 경향이 엿보인다. 그 이유는 그의 성장과정에서 이른바 근대사에 있어서의 커다랗다고 하는 사건들을 그는 거의 빼놓지 않고 보았기 때문이다. 볼 기회가 없으면 찾아가서라도 그는 그러한 사건들을 보았다. 예를 들면 태백산맥의 주요한 역사적 배경이 되는 ‘여순반란사건’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여기서 작가자신이 한 이야기를 인용해본다.
나는 그 사건을 계기로 정도를 헤아리기 어려운 마음의 상처를
입음과 동시에 나이에 걸맞지 않게 철이 들어 버렸다.
아버지의 사회개혁의지는 모략 당하고 곡해되어 그 와중에
휩쓸렸고, 우리 가족은 생존의 위기에 봉착했다.
총구의 공포, 싸늘한 총소리, 시뻘건 피의 홍수, 시체의 더미......
나 자신이 의아할 정도로 그 때의 기억들은 선명한 채색으로
지금까지 살아 있고, 그 때의 체험이 나 자신에게 많은 의문과
질문과 탐색을 반추하게 만들었다.
불행한 그러나 값진 체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