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그러니까 6월 5일에 부모님과 함께 가볍게 산책을 즐기자는 목적 하에, 더불어 나의 미술사 답사를 겸하여 늦은 오후에 옆 도시 수원에 위치한 수원 화성을 방문하게 되었다. 우리 가족 모두 지나다니다가 화성의 팔달문이나 장안문 정도를 본 것이 전부였기에 화성의 성곽 전 코스를 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팔달문에서 시작해야만 하는 줄 알고 팔달문을 찾다가, 아무곳에서나 성곽을 돌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서포루부터 성곽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
조선의 22대 정조대왕은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죽음을 슬퍼하여 이를 추모하기 위해 유해를 수원의 화산으로 옮기고, 그 근처에 거의 3년여에 걸쳐서 화려하고 웅장한 성곽을 축성하였는데 이것이 화성이다. 화성은 실학자 유형원과 정약용의 설계를 기본으로 하여 우리나라 성곽 중에서 가장 과학적으로 구조물을 치밀하게 배치했으며, 우아하고 장엄한 면모를 갖추고 있다.
화성은 총 길이가 5.7Km가 된다고 하는데, 2시간 30분 정도면 한바퀴를 다 돌아볼 수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솔직히 숙제를 위한 답사라는 생각에 모든 건물마다 사진을 찍는 것에 바빴고 어느 곳에서 어느 각도로 찍어야지 멋진 사진이 될까만을 고민했었다. 일단 한국 전통의 건축물이나 건축양식에는 문외한이기 때문에,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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