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북한문학의 흐름
북한 문학과 한국 문학은 다르다. 북한 문학과 한국 문학의 차이는 한국 현대 문학에서 대립적인 것으로 이해되고 있는 어떤 속성이나 경향, 이를테면 내용과 형식, 공리성과 오락성, 예술성과 대중성,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등에 대한 강조나 이해의 차이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러한 측면은, 북한 문학에 관한 한 현상적인 요인이거나 부분적인 요인이지 본질적인 요인은 아니다. 본질적인 요인은 문학의 속성이나 기능, 경향 등에 대한 선택적 강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정치․경제 체제가 만들어낸 문학 이전의 조건, 즉 <북한식 사회주의> 에 있다.
북한의 문학은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생산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회주의 국가의 문학, 이를테면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의 문학과도 상당히 다를 뿐만 아니라 우리와 같은 자본주의 국가의 문학과는 더욱 크게 다르다. 그것은 북한 사회에서 작가와 작품의 존재 방식이 경제적으로는 사회주의에 의해, 정치적으로는 주체 사상에 의해 규정되고 있는 까닭이다. 북한에서는 작가의 생존 방식, 작품의 출판과 판매 구조, 작가와 독자의 관계 등 문학의 생산과 유통에 관계된 많은 부분들이 시장 경제 체제를 거부하는, 과거 동구권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의 경제 구조를 여전히 답습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문학적 형상화의 문제, 즉 문학의 정치적․이념적 문제는 주체사상이라는 독자적인 북한의 사상 노선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문학은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치적 통제가 거의 없어진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의 문학과는 같으면서도 다르고, 철저히 시장 경제 체제의 논리에 의해 규정받는 한국과 같은 자본주의 국가의 문학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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