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1918년 유럽은 역사상 최악의 전쟁에 의해 폐허가 된 상태였다. 유럽 자본주의가 과거 의존해왔던 이데올로기들과 문화적 가치들은 심한 혼란상태에 빠져 있었다. 과학은 메마른 실증주의로 전락하여 사실들을 분류하는 데 근시안적으로 집착하는 듯 하였다. 철학은 한편으로는 실증주의와 다른 한편으로는 옹호의 여지가 없는 주관주의로 갈라지는 것 같았다. 여러 형태의 상대주의와 비합리주의가 극성을 떨었으며 예술은 이러한 곤혹스런 방향상실을 반영하였다. 독일 철학자 에드문트 후설이 해체되는 문명에 절대적인 확실성을 부여해줄 새로운 철학적 방법을 개발해내고자 했던 것은 제 1차 세계대전 훨씬 이전부터 퍼지기 시작한 이러한 이데올로기적 위기의 맥락에서였다. 후설이 나중에 그의 『유럽 과학의 위기』에서 썼던 대로, 그것은 한편으로는 비합리주의적 야만성과 다른 한편으로는 ‘절대적으로 자기 충족적인 정신과학’을 통한 정신적 갱생 사이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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