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개신교 월력에는 대체로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이 있을 뿐이다. 요즘 와서 대강절(또는 강림절), 사순절 등을 지키는 경향이 차츰 있기는 하나 아직도 그 본래의 의미가 우리 개신교에서는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오시는 것을 대망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리스도의 강림이 무의미 하듯이 긴 고난기간의 참회와 기도의 준비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리스도가 고통과 죽음을 이기시고 승리하여 부활하신 사건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가장 의미있고 환희에 찬 승리의 부활절을 맞기 위하여는 고난기간을 통하여 성실하게 기도로 준비하고 그리스도의 고난을 우리의 내부에서 재현함으로써 예수의 고난에 우리가 동참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부활의 사건이 우리에게 참된 의미를 부여해 주는 것이다.
교회력을 중히 여기는 전통교회 또는 의식교회(천주교, 성공회, Luther교 등) 에서 부활절의 준비는 부활절 전 9주 부터 시작된다. 부활절 전 9번째 주일은 부활절 주간의 마지막 날인 토요일로 부터 거슬러 올라가서 70일이 되는 날이다. 이날 까지는 크리스마스 또는 현현일의 연장이어야 한다. 70이라는 숫자가 가지는 의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Babylon에서 살았던 포로생활 70년을 상기하는데 있다. 이것은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와 예수 그리스도의 인간 구속의 발자취의 맥락에서 볼때 대단히 중요한 신학적인 의미가 있다고 본다. 즉 Babylon에서의 포로생활을 청산하고 약속된 땅(가나안)으로 향하는 여정과 우리들이 죄의 속박을 청산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약속의 땅(우리의 영적인 본향)을 향하는 우리의 삶의 여정과의 관계에서 그 신학적인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다. 부활전 70일 부터 성회일(Ash Wednsday)까지를 사순절 준비기간(Pre-lent)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