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현금의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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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현금의 지배


2002년 김영사/ 현금의지배 / 니알 퍼거슨

저자는 책에서 1700년 이후 최근까지 구미 강대국의 정치경제사를 방대한 실증적 자료에 바탕해 분석한 이 책에서 저자는 국가의 성패는 '권력의 사각형(square of power)'에 의존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퍼거슨이 말하는 '권력의 사각형'이란 징세제도, 의회, 국가채무, 중앙은행이다. 근세 이후 구미 국가 형성과정의 동인은 전쟁을 위한 군비가 재정의 대부분을 점하는 '재정적 군국주의'였다.
이 과정에서 세무관료의 양성 필요성이 공교육제도를 발전시켰으며, 대규모 국채 발행이 회사채 및 주식의 발행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민간 자본시장의 확대심화가 이루어졌고, 초기에 화폐 발행 등의 임무만을 부여받았던 중앙은행의 역할이 확장됐다.
이러한 경제제도의 구축이 의회제도에 의한 법치 확립 등 정치적 성숙 과정과 결합했다는 것이다.
퍼거슨의 주장은 이처럼 경제가 세상을 돌아가게 한다는 기본관념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마르크스엥겔스의 변증법적 유물론이나 현대의 마르크스주의자들인 월러스틴, 홉스봅 등의 주장에도 반기를 드는 다원적 역사관에 바탕해 있다.
특히 냉전 종식 이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의 역할을 보는 저자의 입장이 색달랐다.
저자는는 과거 영국이 담당했던 주도적 역할을 현 시대의 미국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지나친 확장이 아니라 오히려 '불충분한 확장'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저자는 미국의 전통적 '고립 근성'을 비판하며 딱딱한 껍질 속에 몸을 숨긴 달팽이의 모습에서 벗어나 세계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보다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보다 많은 재원을 지출하여야 한다. 세계를 더 나은 장소로 만들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는 한 국가의 지도자들은 그렇게 할 배짱이 결여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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