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개조광1936년
작품해설> 날개는 외부세계로부터 단절된 한 인간의 암울한 일상을 그린 것이다. 이는 소설 첫 부분에서 '나는 그들의 아무와도 놀지 않는다. 놀지 않을 뿐 아니라, 인사도 않는다'는 구절이 나와 화자인'내'가 고립되고 소외되어 있는 개인임을 밝힌다. 이런 인간관계는 공동체적 의식이 소멸된 근대 도시 사회 특유의 인간관계이다. 근대 사회에서는 인간이 소외와 고립이라는 현상이 생겨나며,자아에 대한 인식이 깊어짐과 함께 심할 경우 정신분열 현상의 증후까지도 나타난다.
날개의 주인공은 바로 그런 근대사회의 특수한 현상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는 외부의 세계 ,다른 사람과 어떤 관계도 맺지 않는다. 그에게는 이름이 없고 (끝까지 소설에서 밝혀지지 않고), 개인으로서는 역사가 없고 ,직업이 없으며,생활도 없다. 그를 외부의 세계와 연결시켜주는 유일한 끈은 아내이다. 아내가 매개 역할을 하고 있을 때에만, '나'는 세상의 일반적인 가치에 관심을 가진다. 은화를 모아다 아내에게 주면 그의 방에서 잘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 전에는 은화란 주인공에게 반짝거리는 장난감 이상이 아닌 것이다. (돈을 장난감으로 취급하는데서 보이듯, 그는 사물의 일상적 용도나 가치를 뒤집는다. 그의 세계에서는 가치가 전도되어 나타나며, 이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물의 '사회적 가치가 아닌 본래적 가치'를 생각하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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