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강원도 강릉의 경금부락에 사는 사람들은 부지런하여 손톱 발톱이 닳아지도록 땅을 파먹고 살며 부지런히 일해서 모은 재물로 부자가 된 사람이 여럿이 있다. 自手成家한 부자 최병도도 억척같이 벌어서 재물을 모아 남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데, 그는 본래 강릉 바닥에서 才士로 유명하던 사람으로 스물두 살 나던 갑신년(1884년) 봄에 서울로 올라가서 개화당의 주동 인물인 김옥균을 찾아 그를 사모하고 그의 심복이 되어서 천하 형세나 우리나라 정치의 득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 해 10월에 갑오정변이 나고 김옥균이 일본으로 망명하자 시골로 내려온 병도는 재물을 모으기 시작하며, 그 목적을, 재물을 모아서 부인과 딸 옥순이를 데리고 문명한 나라에 가서 공부를 하여 지식이 넉넉한 후에 우리 나라를 붙들고 백성을 건지려는 데 둔다..
하늘 땅이 맞붙게 눈보라치는 겨울 밤, 최병도 집에 불한당 오륙 명이 급습하여 사립문을 여는 머슴 천쇠를 때려 눕히고 사랑방 쪽으로 야단을 치며 쳐들어와 때마침 추수 셈을 하고 있는 최병도를 잡아 묶는다. 이들 불한당은 강원감영 將差들인데 營門 秘 關을 가지고 최병도를 잡으로 온 사람들이었다.
당시 중앙 관료의 매관매직을 비롯한 부패상은 극도에 달하였고, 지방 관속의 백성에 대한 가렴주구 또한 날로 심하여, 강원감 사로 내려온 정씨는 도임 첫날부터 강원 일도 백성의 재물을 긁어 들이느라고 눈이 벌개서 날뛰는 판에 영문 장차들이 각읍의 밥 술이나 먹는 백성을 잡으러 다니느라고 26군 방방곡곡에 늘어섰는데, 그런 출사 한번만 나가면 위선 장차들이 수나는 자리였다.
이러한 장차가 최병도를 잡아 놓고 差俟禮를 추어내는데, 여간 돈으로는 용납이 아니 되고, 결국 엽전 700냥으로 낙착이 되자, 문초하던 장교 사령의 말투는 갑자기 공손해진다. 결박하였던 것을 끌러 놓을 뿐만 아니라 원주 감영까지 가서도 최병도의 무죄 함을 변명해 줄 계제에까지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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