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다가 문득 고등 학교 시절 친구들과 나누던 추억들이 떠올라 미소 짓게 하였다. 무엇이든 의미를 두던 시절의 얘기들.... 언어적 장난과 사소한 것에서도 의미를 찾으려고 했던 시절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지금은 한낱 추억이 되었지만 당시 나와 친구들은 섣부른 언어적 유희로 모든 진실과 진리를 깨우치려 했다. 이 글 속에 김이 버스에 탄 한 여인의 아랫배의 움직임을 사랑하듯 우리들 역시 그런 사소한 것들을 바라보며 남들이 깨우치지 못한 도를 깨우친 양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이 글은 지금의 소설들에 비한다면 글세 약간의 풋풋한 냄새마저도 나는 작품이다. 현재의 한국 소설들이 극도로 reality에 충실하여 허구적 냄새가 들 한다고 생각 한다면 이 작품은 읽으며 '이건 소설 속의 이야기야.' 하고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감은 없다. 글세 60년대에는 이런 줄거리들이 사실적으로 받아 들여졌을 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이 글에서는 풋내가 난다. 어떤 대학생 아니 문학을 꿈꾸는 문학 소년들이 습작으로 쓴 작품과 같은 풋풋함이 배여 있다. 그런데 이 글에 애착이 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나의 추억과 어우러져서 일까 아니면 글 자체가 역시 명작이기에 그런 생각이 나는 걸까
<줄거리>
육군사관하교를 지원했다가 실패하고 나서 군대에 갔다 구청 병사계에서 일하고 있는 김은 대학원에 다니고 부잣집 아들인 안과 자신의 부인의 시체를 병원에 판 30대 가난뱅이 사내와 포장마차에서 술을 먹게 된다.
김은 먼저 안과 만났다. 그들은 파리와 꿈틀거림에 대해 얘기하다 결국 자신만이 아는 사실 즉'지난 십 사 일 저녁에 단성사 옆 골목의 첫 번째 쓰레기통에는 초콜릿 포장지가 두 장 있다' 따위의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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