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시작 부분에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음악이 귀에 익숙했다. 서도민요인 기나리와 자진나리를 들었다. 서도민요라 함은 평안도와 함경도 지역의 민요를 가리킨다. 라디오에서 들려주는 기나리, 자진나리는 평안도 강서 용강 지방에서 널리 불리던 노래로 흔히, 용강 기나리로 불리기도 한다. 본래 해안 지방에서 부녀자들이 조개를 잡는다든지, 갯가 일을 하면서 부르던 노래인데, 점차 내륙지역으로 전송되었고 그 지역에서는 농사 소리로도 불려졌다고 한다. 느리게 부르는 기나리에 뒤이어 조금은 빠르고 흥겹게 부르는 자진나리까지 생겨났다. 내가 들어본 부분은 조개를 소재로 하는 노랫말로 시작을 한다. 대부분의 음이 길게 늘어지면서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 노랫말 속에 부녀자들의 삶의 애환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점차 노래 소리가 빨라지고 높은 음이 주를 이룬다. 길게 늘어지는 음이 이어질 때는 아리랑과 유사하게 들렸다. 중간에 장구 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부분에서는 처음 시작할 때보다 장단이 빨라 흥겨웠다. '아이고, 아이고, 성화로구나‘의 반복과 그 사이에 들리는 노랫말이 인상 깊었다. 기나리와 자진나리 속에 부녀자들의 생활상이 노랫말 속에 담겨 있어서 그 시대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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